2023년 8월호

우리는 27살, 바자 친구 김세정

(출처 하퍼스 바자 코리아)

창간 27주년을 맞이한 <하퍼스 바자> 그리고 27세 동갑내기 배우들의 빛나는 내일을 축복하며.


김세정은 연기자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가장 확실하게 알린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시즌 2 방영을 앞두고 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최고의 자리를 두고 접전을 벌이던 연습생, 이어진 영광의 기회 ‘아이오아이(I.O.I)’를 거쳐 ‘구구단’의 센터까지. 퍼즐의 요철을 끼워 맞추듯 큰 그림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갔다. 음악 활동을 하며 보여준 넘치는 활기는 드라마 현장으로 옮겨와 더 큰 파장을 이루었다.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사람들은 김세정의 트레이드마크인 환한 웃음 대신 조용히 분출하는 힘을 보았다. “잠시 멈췄던 시간이 다시 흐른다. 멈췄던 기간은 체감으로 느껴지지도 않는다. 다시 만들어가는 느낌은 전혀 없고 마치 서랍 속에 넣어뒀던 캐릭터를 꺼내 쓰는 그런 느낌이다. 눌러져 있던 일시정지 버튼이 다시 재생되는 느낌.” 습관적으로 메모하는 김세정은 <경이로운 소문 2: 카운터 펀치>(이하 <경이로운 소문 2>)의 촬영을 시작하며 이렇게 첫 시리즈물에 임하는 마음을 남겨뒀다.


“한 역할을 마치고 나면 항상 ‘이 친구는 어딘가에서 잘살 거야’ 하는 느낌으로 보내주곤 했는데 하나는 계속 내 안에 살아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더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기억으로만 편하게 연기를 했다가 새로운 걸 하나도 못 보여드릴까봐. 1편을 통해 배우들끼리 이미 합을 맞춘 상태이고 굉장히 친하다 보니 주의해야 할 점도 있었어요. 현장에서 배우들이 재미있었다고 화면 밖까지 재미있는 건 아니라는 점을 항상 생각했어요.”이어 주인공을 맡은 <사내맞선>과 <오늘의 웹툰>은 연기자 김세정의 입지를 확고하게 만들었다. 기대의 신인배우에서 단숨에 연기력과 흥행까지 보증하는 배우로 성장한 저력은 어디로부터 나오는 것일까. 그의 방식은 영민하며 노력이 주는 보상을 여전히 간과하지 않는다. 2021년 처음으로 <레드북>이라는 뮤지컬 무대에 서면서 무대의 두려움을 알았다. 실수 없이 무대를 마쳐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면 그 감정을 고스란히 관객에게 들킬 것만 같아 초반 3회차까지는 무대 뒤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본 선배 홍우진 배우가 스터디를 권했다. 그 이후부터 꾸준히 캐릭터를 연구하고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가는 데 큰 기쁨을 느낀다.

 


“어떤 인물이 하는 말을 15분 정도 녹음해요. 나중에 그 사람의 말투와 행동을 외워서 혼자 따라 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문득 그 사람이 왜 그런 발음으로 소리를 냈고 성격이 어디서 드러나는지 알게 되고 결국 저에게 익숙해져서 하나의 캐릭터로 쓸 수가 있어요.”  지금 최선을 다하면 당장 빛을 보지 못하더라도 언젠가 인정받을 거라 믿는 김세정. 모든 것에 긍정적이고 자신감 넘칠 것 같은 김세정에게도 음악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제가 최근에 느낀 게 있었어요.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온전히 경력이 쌓이지 않은 것 같은 거예요. 연기하러 갔다 와서 앨범 내고 다시 연기하고. 노래를 부르려고 무대에 섰는데 아직도 무대 위에서 저를 다루는 법을 잘 모르는 제 자신이 너무 싫었어요. 작업도 7년치라고 하기엔 적어서 더 좋은 음악으로 대중에게 인정받고 싶어요.”인생을 항해에 대입한다는 그는 데뷔부터 작년까지를 한없이 몰아치는 파도에 맞선 시기라 말한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조류도 읽으면서 좀 놀 줄 알게 된 것 같다고 덧붙이는 대목에서 행복한 기운이 묻어난다. 데뷔 초 스스로를 의심하고 많은 의문 속을 헤매던 연기가 스물일곱이라는 나이에 도달해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이 되었다. 김세정은 항해와 비교했지만 이어달리기가 어울린다. 혼자만의 레이스에서 선발주자 김세정은 책임감과 성장, 재능으로 뭉친 바톤을 꽉 쥐고 선전했다. 현재를 거쳐 후발주자 김세정은 분명 값진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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